뵈요 봬요 뵐 봴 뵈다 봬다
다음에 뵈요? 다음에 봬요?
자주 쓰는 인사말 '다음에 봬요/뵈요'를 문자로 보낼 때 누구나 헷갈린 적이 있을 것이다. '뵈요'가 맞을까, '봬요'가 맞을까? 그럴만도 한 것이 다른 활용형에서는 다음과 같이 쓰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박근혜 전 대통령 건강 회복되면 찾아뵐 것" [연합뉴스]
이때는 '봬'가 아니라 '뵈'로 쓰였다. 그렇다면 '봬요'가 아니라 '뵈요'가 맞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뵈요'의 원형 '뵈다'를 찾아보면 이렇다.
뵈다 「동사」
【… 을】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예문]
그분을 뵈면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난다.
저희가 일을 제대로 못 해서 사장님 뵐 낯이 없습니다.
그럼 저 이외에 같은 임무를 가지고 장군을 뵈러 온 사람이 있었단 말입니까?≪유현종, 들불≫
하지만 '봬다'라는 말은 없다. 즉, 웃어른을 보다는 뜻의 말은 '뵈다'가 맞다. 하지만 '내일 뵈요/봬요' 중에서는 '내일 봬요'가 맞다. 왜 '뵈면', '뵐', '뵈러'로 쓰면서 '내일 뵈요'가 아니라 '내일 봬요'일까?
'뵈다'는 다음과 같이 변화한다. 뵈고, 뵈니, 뵈면, 뵌, 뵐, 뵈어(봬), 뵈어도(봬도), 뵈어서(봬서), 뵈었다(뵀다), 봬요.......
여기서 알 수 있듯 '봬'는 '뵈어'의 줄임말이다. 그러므로 언제 어미 '어'가 붙는지 생각해 보면 왜 '뵈요'가 아니라 '봬요'인지 쉽게 이해가 간다.
동사 '먹다'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먹어요'라고 말하지 '먹요'라고 하지 않는다. '걸요'가 아니라 '걸어요'이고 '길요'가 아니라 '길어요'이다. 같은 원리로 '뵈요'가 아니라 '뵈어요'이고 이것이 줄어들어 '봬요'가 된다.
이를 문법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봬요'에 쓰인 '요'는 '해요'체의 보조사로 명사뿐만 아니라 부사, 동사, 형용사 등에도 결합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요'가 동사나 형용사와 어울릴 때에는 어간에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미가 갖추어진 뒤에서만 쓰일 수 있다. 따라서 '뵈요'가 아니라 '봬요'이다.
'뵈어요'가 '봬요'로 줄어든 형태에 관한 원칙은 한글맞춤법 35조에 자세히 나와 있다.
한글맞춤법 35항 모음 ‘ㅗ, ㅜ’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려 ‘ㅘ/ㅝ, '으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이에 따라 '꼬아'는 '꽈'로, '보아'는 '봐'로, '쏘아'는 '쏴'로, '두어'는 '둬'로, '쑤어'는 '쒀'로, '주어'는 '줘'로 쓴다. '놓아'는 히읗이 빠진 '놔'로 줄어드는데 이게 맞다.
이 항의 붙임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ㅙㅆ'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
예시로는 '괴어'가 준 '괘', '되어'가 준 '돼', '쇠어'가 준 '쇄', '쐬어'가 준 '쐐'가 있다. 과거형은 각각 '괬다', '됐다', '쇘다', '쐤다'이다. 같은 원리로 '봬요'의 과거형은 '뵀어요'가 맞다.
[되다]
모든 게 생각대로 돼(←되어) 간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되어서) 반갑다.
어느덧 가을이 됐다(←되었다).
[뵈다]
오랜만에 선생님을 봬서(←뵈어서) 기뻤다.
그럼 내일 함께 선생님을 봬요(←뵈어요).
어제 부모님을 뵀다(←뵈었다).
이 밖에 ‘꾀다, 외다, 죄다, 쬐다’와 ‘되뇌다, 사뢰다, 선뵈다, 아뢰다, 앳되다, 참되다’ 등도 여기에 해당해서, ‘-어/-었-’이 결합하면 ‘꽤/꽸다, 쫴/쬈다, 되놰/되뇄다, 사뢔/사뢨다’ 등과 같이 줄여서 쓸 수 있다.
(1) 눈치가 {뵈어/봬} 오래 있을 수가 없었어.
(2) 친구에게 연극을 {뵈어/봬} 주었다.
(3) 등굣길에 선생님을 {뵈어/봬} 인사를 드렸다.
위 세 가지 예시는 '웃어른을 보다'는 뜻의 '뵈다' 외에 '보이다'의 줄임말로 쓰인 말이다. 뜻은 다르지만 형태는 같기에 같은 법칙에 따라 '봬'로 줄어든다.
(1) 눈치가 뵈요.(X) / 눈치가 봬요.(O)
(2) 할머니에게 나물 맛을 뵈요.(X) / 할머니에게 나물 맛을 봬요.(O) (뜻: 할머니에게 나물 맛을 보이다)
(3) 선생님을 뵈요.(X) / 선생님을 봬요.(O)
사장님을 처음 뵈요.(X) / 사장님을 처음 봬요.(O)
뵈다 1 「동사」
1
「1」 ‘보이다’의 준말.
멀리 바다가 뵈는 집.
몸이 아파 눈에 뵈는 것이 없다.
「2」 ‘보이다’의 준말.
자주 눈치가 뵈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3」 ‘보이다’의 준말.
일이 끝이 뵈지 않으니 한숨만 나온다.
2 【…으로】【 -게】 ((‘…으로’나 ‘-게’ 대신에 평가를 뜻하는 다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 ‘보이다’의 준말.
네 눈에는 방바닥이 재떨이로 뵈냐?≪윤흥길, 완장≫
오늘따라 그녀의 얼굴이 유난히 피곤하게 뵌다.
그는 아주 착해 뵈었다.
뵈다 3 「동사」
1 【… 에게 … 을】
「1」 ‘보이다’의 준말.
형은 나에게 잡지를 뵈어 주기를 꺼려했다.
「2」 ‘보이다’의 준말.
친구에게 연극을 뵈어 주기로 약속했다.
「3」 ‘보이다’의 준말.
집안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어머니는 딸에게 조용하라는 눈치를 뵈었다.
「4」 ‘보이다’의 준말.
그 일 때문에 부모님에게 욕을 뵈고 싶지 않다.
「5」 ‘보이다’의 준말.
나는 딸아이에게 나물 맛을 뵈었다.
2 【… 에게 … 을 … 을】 ‘보이다’의 준말.
그는 나에게 곧 새로운 물건을 선을 뵈기로 약속했다.
한편, 사전에는 '뵙다'라는 말이 따로 실려 있다.
뵙다 「동사」
【… 을】 ((자음 어미와 결합하여))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낸다.
말씀으로만 듣던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막음례라는 여자가 진사 댁 마님을 뵙고자 찾아왔노라고 통기를 넣으라 일렀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나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할아버지를 뵙는 게 무서웠기 때문에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우리가 '뵈요'와 '봬요'를 헷갈려하는 게 당연한 이유는 '뵈요'가 마치 '뵙다'의 활용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전에 '뵈다', '뵙다'가 둘 다 실려 있고 실생활에서도 둘 다 자주 쓰다 보니 '뵈요'와 '봬요'의 혼동이 찾아오는 것 아닐까.
다만 '뵈요/봬요'의 형태소 결합을 하나씩 뜯어보면 어느 정도 혼란을 해결할 수 있다. 원형이 '뵈다'라는 점, 그리고 종결형 어미 '어요'가 붙는다는 점을 따져보면 '뵈요'가 아니라 '봬요'임을 알 수 있다.
또 봬요! (O) 또 뵈요! (X)
정리하자면 ‘다음에 뵈요.’가 아니라 ‘다음에 봬요.’라고 쓰는 것이 맞다. ‘봬요’라는 말의 기본형은 ‘뵈다’인데, ‘뵈다’는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라는 뜻의 동사이다. 이 말의 어간 ‘뵈-’에 ‘ㅓ’로 시작하는 어미 ‘-어, -어서, -어야, -었다’ 등을 붙이면 ‘뵈어, 뵈어서, 뵈어야, 뵈었다’가 된다. 그런데 이는 각각 ‘봬, 봬서, 봬야, 뵀다’와 같은 준말이 되기도 한다.
‘뵈다’를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 인사말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미 ‘-아/어요’를 붙인다. 이때 ‘-아/어요’는 해요할 자리에 쓰여, 설명․의문․명령․청유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이다. 예컨대 ‘밥을 먹어요.’, ‘옷을 입어요.’, ‘손을 잡아요.’처럼 쓰인다.
‘뵈다’의 어간 ‘뵈-’에 어미 ‘-어요’를 붙이면 ‘뵈어요’가 되는데, 앞에서 설명한 대로 ‘뵈어요’는 ‘봬요’로 줄어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하는 인사말에서는 줄어든 형태로, ‘다음에 봬요.’와 같이 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용언이 어미 없이 어간만 쓰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뵈어-’나 ‘봬-’가 아닌 ‘뵈’로 쓸 수 없으므로 ‘뵈요’는 바른 표기가 아니다.
요컨대 다시 만나자는 인사말, ‘다음에 뵈어요.’를 줄여 쓴 형태는 ‘다음에 봬요.’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명 출처: 국립국어원]
맨 처음 기사 제목에서 '뵐 것'이라고 쓴 까닭은 '뵈(다)'에 미래형 '-ㄹ'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봬'는 '뵈어'의 줄임말이므로 '봴 것'이라고 쓰면 '뵈얼 것'이 되어버린다. '하다'의 미래형을 '할'로 쓰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앞으로 글을 쓸 때 '뵈요'가 아니라 '봬요', '다음에 봴게요'가 아니라 '다음에 뵐게요'라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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