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팅커벨 죽이기 | 지은이: 고바야시 야스미
"후크 선장이 누군데?" 웬디가 강적에 대해 이야기하자 피터 팬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기억 안 나?" 웬디는 놀라서 되물었습니다. "네가 후크 선장을 죽이고 우리 목숨을 구해줬잖아."
"난 죽인 놈들은 잊어버리거든." 피터팬은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나를 만나면 팅커벨은 기뻐할까." 웬디가 불안스럽게 말하자 피터 팬은 물었습니다.
"팅커벨이 누군데?"
_제임스 매튜 배리 《피터 팬》 중 제17장 〈웬디가 어른이 되었을 때〉에서
첫 번째 문장에서 '강적에 대해'에서 '~에 대하다'는 영어 투 표현으로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원도서관에 따르면 이는 'against'의 번역이다. 하지만 굳이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에 대해'와 '~관해'를 구분하여 쓰도록 한다. '~에 관해' 또한 영어단어 'about'을 번역한 말이라서 썩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위 문장은 '강적에 관해'라고 쓰는 편이 낫다.
그리고 외국어 이름을 표기하는 방법에서 'Matthew'는 '매튜'가 아니라 '매슈'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하지만 이게 바르다고 해서 이대로 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발음을 들어보면 '매슈'보다는 '매튜'에 훨씬 가깝다. 이 경우를 예외로 둘 것인지 아니면 외국어 표기법을 바꿔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다만 달링 일가가 상류 계급이라고는 하나 결코 유복하지는 않았으므로 양자를 여섯 명이나 받아들이는 데는 큰 결심이 필요했다. 현재로서는 간신히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결코'보다는 '절대(로)'나 다른 부사를 쓰면 문장이 더 부드러워진다. 또 '~있는 상황(상태, 실정)이다'라는 표현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거추장스러운 말이다. 그냥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라고 마무리하면 깔끔하다. 일상에서 '~있는 상황'이라고 문장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이는데, 남들이 쓴다고 무조건 따라 쓰기보다는 꼭 필요한 말인지 돌아보는 습관을 기르자.
왜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는지 이유를 찾아보면, 직접 자기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꺼리는 태도가 반영된 듯하다.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면 자기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표현에서도 발견되는데, 대표적으로 자기감정을 '~인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그렇다.
웬디는 다급히 그들을 조용히 시켰다. 만약 더 이상 그들이 소란을 피우면 분명 부모님이 깨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더이상'은 '더'와 '이상'이 결합하여 생긴 말인데 뜻을 들여다보면 사실 이는 말이 안 된다. '더'는 동사 위에 얹혀서 '계속하여, 거듭하여', '그 위에 보태어'의 의미를 더하는데, '이상'은 어떤 점으로부터 위를 뜻하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 문맥에 따라 '더, 더는, 이제는, 다시는' 등으로 바꿔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이상'이라는 표현이 이미 널리 쓰이고 있어서 과연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게까지 퍼지기 전에 바로잡았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무심코 잘못 쓴 표현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만연한 문제로 발전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용자 모두 올바른 언어 습관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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